아이패드가 바꾼 회사원 이씨의 '가상 세계'
하지만 아이폰 기능에 오피스 기능을 추가한 아이패드(iPad)는 ‘생활 가전기기’라고 불릴만큼 일상 생활과 밀접해졌다. 아이팟, 아이폰이 손 안에서 휴대기기로 머물렀지만 아이패드는 9.7인치의 터치스크린으로 커졌고 일과 놀이를 결합한, 노트북이 아닌 전혀 새로운 기기로 탄생했다. 아이패드가 오는 3월에 출시되면 일상 생활에 어떤 변화가 올지, 아이패드가 상당부분 보급될 2년 뒤 2012년의 가상세계를 미리 경험해 본다. ■1. 기상 종이 대신 전자신문 읽고 손가락 대면 한글로 설명 2012년 3월 27일. 회사원 이상우(34)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패드를 켰다. 뉴욕타임스와 중앙일보 등 주요 신문을 읽기 위해서다. 신문 판형과 똑같이 제작돼 화면을 가득 채운 전자신문을 실제로 넘기듯 읽어 나갔다. 모르는 영어단어는 손가락을 대기만 하면 한글로 설명됐고 옆에 있는 보이스 버튼을 누르면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회사와 관련된 주식 기사가 눈에 띄어 몇 번의 터치만에 직장 상사에게 이메일로 즉시 전송했다. ■2. 이동 차안서 동영상 메일 체크 내비게이션 보며 목적지로 오늘은 어바인으로 출장이 있는 날. 이씨는 아침 일찍 직장 동료와 차를 타고 LA에서 어바인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 동영상 이메일을 체크하고 한글자막이 담긴 NBC 뉴스를 시청했다. 지리를 잘 모르기는 하지만 신씨는 아이패드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해 손쉽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었다. ■3. 찾기 애플리케이션 다운 받아 인근 스타벅스 서치 성공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두 사람은 커피 한 잔 생각이 간절했다. 바탕 화면에 있는 '스타벅스 찾기' 애플리케이션을 누르자 3초 만에 500야드 인근에 있던 스타벅스 커피숍을 찾아줬다. 출장 용무가 끝나자 필드 트립을 떠난 둘째 아들 진규 소식이 궁금해졌다. 아이패드에서 '패밀리 네트워크'를 실행시키자 아들의 위치가 게티 뮤지엄 위에 찍혔다. 휴대폰 번호로 위치를 추적하는 프로그램인데 등록한 가족의 행선지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4. 회의 지사와 화상 이용해 회의 자료 즉각 전송하고 저장 직장으로 돌아온 이씨는 오후 3시 뉴욕과 애틀란타 지사와 업무와 관련해 화상회의를 시작했다. 아이패드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실제 회의처럼 똑같이 진행할 수 있다. 특히 반드시 딱딱한 회의실에 있을 필요없이 어느 장소에서나 가능하다. 또 필요한 자료는 즉각 보내고 받을 수 있어 참석자들의 집중도가 높고 호응도 좋았다. 모든 기록은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돼 백업 자료로 쓸 수 있다. ■5. 귀가 학교 '노 텍스트북' 시대 아이들도 전자북 삼매경 퇴근을 위해 이씨는 프리웨이를 타자 아이패드의 내비게이션이 10마일 앞에서 사고가 났다며 최단 우회거리를 찾아줬다. 집에 오는 길에 마음에 드는 집이 눈에 띄어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 아이패드에 전송하니 관련 정보는 물론 언제 매물로 나왔다는 것까지 알려준다. 집에 들어서니 중학교 1학년 진미는 아이패드를 이용해 내일 학교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교과서 내용이 모두 들어있고 사진 및 동영상 편집 작업도 할 수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진미가 다니는 학교는 2012년부터 '노 텍스트북' 정책을 실시해 학생들은 무거운 책가방을 드는 대신 넷북이나 아이패드를 지원해 줬다. 주요 교과서 출판회사는 이미 초.중.고등학교 교재를 아이패드용으로 제작해 언제든 쉽게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또 수백 여개에 달하는 전자책 출판사들이 생겨나면서 필요한 자료는 간단한 검색만으로 찾고 가격도 종이책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6. 놀이 와이파이 기능 2대 사용 아들과 테니스 게임 즐겨 저녁 식사후 진규는 아빠랑 비디오 게임을 같이 하자고 졸랐다. 와이파이(Wi-Fi) 기능을 갖춘 아이패드 두 대를 이용하면 쌍방향 게임이 가능하다. 테니스 게임을 했지만 이씨는 진규에게 연속 2게임을 지고 말았다. ■7. 저리 '카디오 프로그램' 작동돼 소비열량·이동거리 계산 오후 10시 30분이 되자 이씨의 아이패드에서 '삐' 소리가 났다. 화면에는 소비열량 442kcal 이동거리 1.6마일이라고 적혀있다. 이씨가 들고 다닌 아이패드에 깔린 '카디오 프로그램'이 위성 GPS를 이용해 오늘 이씨의 이동 거리와 소비 열량을 계산해 알려준 것이다. '이걸로는 살을 빼기엔 부족해. 내일 아침에는 모처럼 조깅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다 이씨는 어느덧 잠에 빠져들었다. 애플리케이션 '없는게 없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미래가 이상우씨의 생활처럼 현실이 된 것은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가능하다. 이를테면, 스타벅스 찾기가 필요하면 ‘앱(app) 스토어’에서 스타벅스 찾기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어디서든 스타벅스를 찾을 수 있다. 아이패드는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데, 현재 앱 스토어에는 14만개에 이르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은 수년내 수백만 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건강 검진, 학습 보조프로그램, 기억력 향상, 스케줄 관리, 작사작곡 등 없는 게 없다. 무료 프로그램도 많지만 유용한 애플리케이션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최상태 기자 stchoi@koreadaily.com